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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여행

[독서]여행의 시간 : 김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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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한동안 가지 못한 채 막연한 여행에 대한 그리움만 쌓여가는 채 우리는 살아간다. 주말 오후에 동네 도서관을 어슬렁 거리며 거닐다가 한켠에서 앙증맞게 보이는 책 한권이 시선에 들어왔다. 김진애 작가의 여행의 시간이라는 책이었다. 디자인도 제목도 그냥 마음에 들어 가볍게 읽어 보았다.

 

[목차여기]

 

책에 대한 첫느낌

 

여행이란 단어는 언제나 설레임을 동반한다. 한동안 여행에 목마르고 고팠었는지 제목만으로도 호감이 갔다. 책은 그리 많지 않은 페이지에 손으로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크기이다. 내용도 작은 생각들과 에피소드들로 짤막짤막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틈틈히 시간날 때 마다 읽기 좋은 책이었다.

 

여행의 시간, 김진애 작가

 

김진애 작가에 대하여

책 표지에 보이는 얼굴은 익숙한 얼굴이었다. 건축에 대한 TV 프로그램을 한 번씩 보곤 하는데, 그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얼굴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알쓸신잡'이란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던 제법 유명한 작가이자 건축가이자 예능인(?)이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작가는 위에서 언급되는 모든 타이틀과는 전혀 상관없는 한 여행자였다. 세상의 여러곳을 다니며 가지게된 본인의 생각과 관점, 노하우등을 편하게 이야기로 풀어서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것 같다. 여행자이지만 어머니, 아내, 딸로써 체득하게된 경험들도 한 움큼씩 모아서 이 책 속에 녹여넣었다.

김진애 작가

 

책 속에서 건지는 생각들

김진애 작가 스타일의 어록 대잔치

이 책의 곳곳에서 작가만의 어록들이 불쑥불쑥 튀어 나온다. 그리고, 그 어록들을 접하다 보면 왜인지 많은 공감이 가는 것이다. 예를들면 아래와 같은 어록이다.

멍 때리며 시간을 잡는다.
느린 시간이 가장 오래 남는다

 

언제인가부터 우리는 너무도 바쁜 삶에 쫓기듯 살아간다. 아니 살아감을 당한다. 아마도 인터넷이 시작된 시점부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와 이를 하나라도 더 습득하고, 나만의 경쟁력을 만들고, 또 새로운 것을 쫓아가는 반복된 삶의 연속에 갇혀 살아가는 것이다.

 

스피드 그것이 중요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항상 긴장에 묶여서 살고, 예민한 하루하루를 겪으면서 살아가는 것이 그냥 일상인 것이다. 그러는 삶 가운데, 갑자기 길~게~ 늘여지는 한 포인트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여행일 것이다.

 

사실 여행이란 것을 떠나보면, 어떤 날은 하는 일 없이 숙소에서 게으름을 피우고, 동네를 어슬렁거리고, 해지는 노을을 만끽하기도 한다. 한없이 느리게 가는 시간들 속에서 우리의 육체와 정신은 스피드가 중요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이런 사실을 알기에 김진애 작가가 던진 저 한 마디가 깊이 여운이 남는다. 





 

그 외에도 던져지는 어록들

떠나는 것만으로도 여행은 이미 풍성하다.
여행은 짧지만, 여행을 품은 인생의 시간은 길다.
길을 잃어보면 정말 많은 것이 보인다.
여행은 쉽표일까, 느낌표일까, 의문표일까? 여러부호가 등장할 수 있겠으나 적어도 마침표는 아니다.

 

여행과 삶을 잠시 되돌아 본다

여행을 떠나 보지 않은 사람은 그 여행을 준비하는 설레임과 다녀와서 정리할 때 드는 약간의 아쉬움, 그리고 다녀왔다는 결실에 대한 대견함에 대한 그 느낌과 분위기를 잘 알수 없을 것이다.

 

인생은 여행과 같으며, 여행 역시 인생의 한 부분이다. 여행을 통해서 삶을 배우고, 사람을 알아가고, 내 존재의 이유에 대해 고민을 해 보게 된다. 틀림이 아닌 다름을 배우게 되고, 조급함보다는 여유라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잠시 멍 때리는 여행

 

우리의 삶은 얼마나 치열한가?

하루의 시작과 끝은 명확하고 단순하게 정의할 수 있겠지만, 그 사이에는 얼마나 수많은 일들과 생각과 고민들이 섞여 있는가? 그리고, 그 속에서 허우적대며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또 얼마나 치열한가? 

 

오늘 일이 마무리 되지 않으면, 내일은 그 만큼 더 짓눌려지는 것이고, 어떤 때는 동일한 삶의 패턴 때문에 하루하루가 지루해지기도 한다.

 

여행과 같은 쉼표가 필요하다

치열한 삶에서 혹은 지루한 삶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우리의 삶에 새로운 무언가를 더 해준다는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 나오는 어떤 이벤트나 사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사실 좀처럼 맞이하기 힘든 것이고, 우리는 그 사건 속의 주체가 아닌 그냥 객체일 뿐이다.

 

여행은 내가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삶에서 쉼표가 필요할 때, 그 쉼표를 바로 내가 찍는 것이다. 이것부터가 주는 짜릿함과 설레임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삶에서 주인이 되는 순간 즉, 여행이라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의 삶에는 이러한 여행과 같은 쉽표가 필요한 것이다. 

 

편파적이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여행을 한다.

이곳 저곳을 여행해 보면 수많은 다양성을 발견하게 된다. 동해안과 서해안, 남해안이 각각 다른 모양이고, 경상도와 전라도 그리고 충청도가 또 다르다. 산과 바다 그리고 들판이 다르다. 캠핑에서 가지는 경험과 호텔에서 가지는 경험이 다르며, 농촌과 도시가 다르다.

 

여행을 하면서 우리는 수많은 다양성과 독특함 들을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그 나름대로의 방식을 이해하고 포용하며 인정하는 법을 배운다. 그래서, 여행을 통해서 우리는 다양성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책의 목차 살펴보기

이 책의 목차는 아래에 덧붙혔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짤막짤막한 내용들로 이어져 있어 한 호흡에 읽어 내려가기가 편한 책이다. 여행이란 주제를 다루고 있어 누구나 부담없이 깊은 생각없이 읽어 내려가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프롤로그: 여행을 품은 인생의 시간들

1부 나: 인생을 헤쳐 가듯
1. 홀로여행의 근력: 인생은 어차피 홀로 가는 것
2. 궁합 맞는 공간을 찾아서: 리스본에 대체 무엇이 있기에?
3. 느린 여행에 나를 묶는다: 메콩강을 따라 멍때리기
4. 최고의 인간을 만난다는 것: 미켈란젤로, 또다른 나를 찾아서
5. 여행길에서 드러나는 나의 본색: 어리석음과 집착과 트라우마

2부 관계: 자유와 모험을 허하라
6. 커플여행은 위험하다: 슬로우 시티 루앙프라방에서 갈라서다
7. 아이와의 여행은 각별하다: 죽음을 이야기하던 특별한 시간
8. 효도여행은 누구에게나 미션: 엄마 아버지의 잠재 욕망을 찾아서
9. 강아지와의 여행 로망: 같이 여행 가지 않는다면 가족이겠니?

3부 여행: 선택은 나의 것
0. 가난한 여행 vs 부자 여행: 돈과 시간만이 전부일까?
1. 이방인과의 알쓸신잡: 다시는 만나지 않을 것이기에 통한다
12. 스테이 여행으로 새 출발: 다른 인생일 수 있었다
13. 놓쳐버린, 하지 못한, 하지 못할 여행: 갔더라면, 나는 달라졌을까?
14. 디지털 방구석 여행의 축복과 저주: 꼭 가야 하나?

에필로그: 여행만 했던 걸까? 다시 여행 프롤로그를 쓴다

특별부록: 김진애의 도시여행법
1. 딜레탕트 스타일: 돌이 말을 걸어올 때까지
2. 프로 스타일: ‘번쩍’ 하는 순간을 위하여
3. 고수 스타일: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마무리 지으며

여행이란 주제로 누군가와 이야기 할 때는 항상 설레임이란 단어가 함께 뒤따라 온다. 그 시간 만큼은 에너지와 활기가 넘치는 듯 하다. 잠시 여행이 그리운 시간이라면, 이책을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기차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을 가고 있는 중이라면 잠시 다른 생각은 버리고 여행에 집중해 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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