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 대해서
김보영 작가의 '다섯 번재 감각'을 읽어면서 이야기의 반전에 대한 스릴과 짜릿함을 느끼게 되었다.
어떻게 이러한 구성과 생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까? 작가는 천재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번 하게 되었다.
특히나 SF장르 소설에서 이렇게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들을 읽으니, 작가의 이름 세자를 잊을래야 잊을 수 없겠다
이 책에 대한 생각
이 책은 반전에 반전이 엮어진 책이라 할 수 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무슨 내용이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고,
다시 읽었을 때에야 비로소 '아~ 이런 이야기구나!'라고 이해하게 된다.
또한 그 이야기 속에서 작가는 여러가지 철학적 요소를 보여주며, 작가만의 세계관을 잘 형성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든 생각이지만, '역지사지(易地思之)'란 한자성어가 생각이 났다.
내 입장이 아닌 타인의 입장에서, 내 관점 위주의 생각이 아닌 다른 관점에서의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 것을
다시금 되돌아 보게 되었다.
내용 살펴보기
『지구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
이 책이 발행된지 오래 되었기 때문에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으나, 그냥 내용을 적어본다.
처음에는 기면증에 걸린 주인공의 이야기가 잘 이해되지 않았다. 무슨 내용인가 싶었다.
앞서 언급했지만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석해 나가야 한다.
지구인의 입장이 아닌, 저 멀리 우주 어딘가에 있는 별의 또다른 외계인의 입장으로 말이다.
주인공이 있는 별은 두 개의 태양이 떠 있는 행성이다. 그 행성에서 시간의 주기에 적응되지 않는
기면증의 질병으로 어둠을 찾아 상자 속에 들어가 수시로 수면의 세계를 찾아가는 주인공.
그런 비정상적인 주인공의 행동에 가족들은 그의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저 멀리 있는 어떤 지구라는 별의 이야기를 전해듣고는 그 별은 낮과 밤이 있고,
24시간이 하루의 주기이며, 12시간 기준으로 낮과 밤의 길이가 있다는 걸 알게되고는
지구의 삶을 동경하게 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지구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라는 말이다.
즉, 별은 항상 존재 하지만, 밤이 임했을 때에야 비로소 그 존재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우리의 삶의 주변에서 흔하지만 그 중요성을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들 말이다.
공기, 물, 태양, 식물이 주는 그늘, 아이들의 웃음 소리 등등.
공기가 없다면 인간은 5분을 채 버티지 못할 것이고, 물이 없다면 7일을 버티지 못할 것이다.
태양이 어느 날 없어진다면 어떻겠는가? 한 달을 버틸 수 있을까?
오늘 날 사라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또한 그러하다. 아이들이 사라지고 나면 결국에는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지구만 덩그러니 남을 것이다.
그 옛날의 공룡들처럼, 인간의 역사에 기록된 한 종의 생명체였을 뿐으로 후대에 어떤 다른 존재들이 기억할 것이다.
『땅 밑에』
이 에피소드 역시 참으로 흥미롭다. 어렸을 때도 그렇지만, 여전히 그런 생각을 해본다
정말 땅을 파고 들어가면 지하세계에는 무엇이 존재하고 있을까?
과학시간에 배운 맨틀과 용암 그리고 핵이 존재할까? 그걸 어떻게 알까?
이런 상상들을 작가는 본인 만의 세계관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또한 '조금만 더', '한번 만 더'라는 심리적인 상태로 인간의 욕망을 풀어헤쳐 나간다
결국 되돌아 올 수 없는 길로 깊은 땅 속으로 들어간 그가 바라본 세계는 어떤 세계일런지
헷갈린다.
사후의 세계일까? 그의 육체가 아닌 정신 혹은 영혼이 마주하게 되는 초월된 공간과 세상일까?
아니면, SF 소설의 이야기처럼 진정 모험을 거쳐서 만나게 되는 실존하는 세상일까?
서두에 작가가 던지는 철학적 세계관을 언급하였듯이 해석은 독자에게 넘겨졌다.
이 부분에서 플라톤의 '이데아'적인 요소를 생각해 보게 한다.
『다섯 번째 감각』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과 세계관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소리라는 요소, 발성이란 요소에서 어떻게 그는 이야기꺼리를 캐치해 내고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었단 말인가?
유튜브에서 본 기억이 난다. 만일 외계인이 존재하고, 그들이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특별한 존재로 우리 곁에서
살아간다면 어떨까? 그게 음악이라면, 인간을 숙주로 삼고 음악의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 외계인이라면 어떠하겠는가?
사물과 현상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그의 말에 머리가 띵했다. 김보영 작가의 이야기가 그렇다.
성경의 창세기에서 나오는 사탄의 존재, 즉 악의 존재가 사람을 숙주로 살아오는 외계인 같은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을 다르게 보는 눈, 상상력 그리고 그 속에 묻어진 질문과 철학적 사상들이 이 책이 왜 다른 소설과는 차이가 있는지
알려주는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우수한 유전자』
소설의 끝부분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없다. 이야기를 읽다가 중간중간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내용을 살펴보고, 절반을 지나서도 다시 앞 이야기를 들춰보고, 마지막에 가서도 앞 부분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미로 속에 감춰진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듯한 느낌이다. 김보영 작가의 이야기에서는 독자에게 주어진 역할이 있다.
어쩌면 작가가 의도했는지도 모르지만, 그 역할은 탐정이다.
곳곳에 뿌려진 단서 조각을 모아서 그 퍼즐들이 다 맞춰질 때에야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완성이 된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이 어떤 것인가?
삶의 가치와 기준을 어떠한 것에 의미를 두는가를 고민해 보게 한다.
오늘 날처럼 기술적 문명이 발달하고, 물질적 풍요가 넘치는 세상에 던져주는 중요한 메세지이기도 하다
모두가 부동산, 주식, 비트코인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대적 상황에서, 정신적인 것의 소중함과 중요성 그리고 그 가치를
되돌아 보게 한다.
정리하며
위에서 언급한 몇가지 에피소드에 대한 내용과 느긴 점들을 기술하였듯이 이 책은 그런 가치가 있는 책이다.
첫번째, 이야기를 살펴보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가 있고
두번째, 그 이야기들 마다 숨겨진 장치와 퍼즐을 맞춰가는 재미가 있으며
세번째,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철학적 세계관과 메세지를 들춰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이 책은 지인들에게 추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만, 여러 번 읽어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므로 정독과 반복해서 읽는 독자에게 딱 맞는 책이다.
목차 소개
01_지구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_7
02_땅 밑에_25
03_촉각의 경험_63
04_다섯 번째 감각_117
05_우수한 유전자_207
06_마지막 늑대_233
07_스크립터_265
08_거울애_327
09_노인과 소년_371
10_몽중몽_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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